http://v.media.daum.net/v/20161123071822561
청와대가 일명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이라고 불리는 영양·미용 주사제를 대량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구매목록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팔팔정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를 보면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를 60정(37만5000원) 구매했고, 같은달 비아그라의 복제약인 한미약품 팔팔정 50밀리그램을 304개(45만6000원)도 샀다. 비아그라는 원래 심혈관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또 다른 효능이 확인되면서 심장질환 치료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팔팔정은 비아그라와 성분이 똑같다. 청와대는 또 한국노바티스의 니코틴엘 TTS10 등 금연보조제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 명의로 의약품 총 764건을 구매했다. 특히 치료보다는 영양이나 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제인 라이넥주·멜스몬주(일명 태반주사), 루치온주(백옥주사),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이 포함돼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태반주사의 경우, 라이넥주는 지난해 4월과 11월, 12월 3차례에 걸쳐 각 50개씩 모두 150개를 74만2500원어치 구입했고 멜스몬주는 2014년 6월 50개를 52만원어치 구입했다. 라이넥주는 간기능 개선 목적, 멜스몬주는 갱년기증상 완화 목적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피로회복이나 항노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상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감초주사는 지난해 4월과 올해 6월 모두 100개를 35만5400원에, 백옥주사는 지난해 4월·9월·12월과 올해 6월 모두 60개를 66만원에, 마늘주사는 2014년 11월 50개를 27만5000원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또 길랑바레증후군 등 중증감염증에 처방하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를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4차례나 구입했다. 이 약품은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이지만 항노화 등의 목적으로 일선 의료기관에서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3월 50개를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는 ‘라식스주사’는 강력한 이뇨제로 단기간 체중조절 효과가 있지만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영양주사를 많이 맞았을 때 얼굴 등이 붓는 효과를 상쇄하려고 썼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만성피로나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는 ‘마이어스 칵테일’ 주사의 원료인 마시 주사, 비타모 주사 등도 여러 차례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를 60정 구매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비아그라는 원래 심혈관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실제로 심장질환 치료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이 의약품들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대통령 주치의나 청와대 의무실장이 처방을 내리지 않았으면 구입 자체가 어려운 의약품들”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의약품 구입은 두 번째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현 주치의인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재임하던 시절에 이뤄졌다. 서 원장과 윤 교수에게 처방 이유를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23일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며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부터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한 했는데, 이들 3개국은 아프리카의 대표적 고산국가여서 순방수행 직원들의 고산병 치료 용도로 구매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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