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61108152607490
“내가 이러려고 한국인 됐나” 누리꾼들 자조 섞인 풍자도
일본의 유튜브 반응 채널 ‘지금 살자’가 일본 방송에 공개된 최순실씨 관련 사건들을 정리한 영상. 유튜브 캡처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가 주변국들의 ‘조롱 거리’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게이트를 연일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일본 등 주변국들의 방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등에도 풍자와 조롱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에서의 각종 이슈를 일본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일본의 유튜브 반응 채널 ‘지금 살자’는 지난 3일 일본 방송에 공개된 최씨 관련 사건들을 정리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최씨가 덴마크 의 한 식당에서 김치를 요구한 것을 놓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달 30일 최씨가 덴마크 올보르그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김치를 달라”고 요구했던 일화가 <에스비에스>(SBS)를 통해 보도되자, 삽화 등을 활용해 이 상황을 재구성하는 형식의 ‘웃음 거리’로 삼은 것이다. 영상에 참여한 패널들은 “유럽에서 김치라니” “드라마보다 내용이 허술하지 않나”라며 박장대소 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8살 때 서울 강남의 한 목욕탕에서 세신사의 뺨을 때렸다는 국내 보도와 관련해, 한 패널은 “한국 드라마라면 최순실씨가 갑자기 기억을 잊어 버릴 텐데 말이죠”라며 비웃었다.
지난주에는 일본 성인잡지 등까지 나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혐한’으로 유명한 일본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에는 “한국이 외교적 자살을 선택했어, 꼴 좋다!” “(박 대통령이) 브레인한테 의견 물은 게 잘못임?” “샤머니즘 못 벗어난 미개한 나라 ㅋㅋㅋ” “진영논리로 대통령 뽑는 한국이 그렇지 뭐” 등 노골적인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도 이런 ‘조롱 영상’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대만의 애니메이션 제작 유튜브 채널 ‘타이와니스 애니메이터(Taiwnese Animators)’에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적으로 다룬 영상이 공개됐다.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첨삭에서부터 정유라씨의 대학교 특혜 입학, 대기업 기부금 출연까지 ‘패러디’ 형식으로 재구성한 이 영상에는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담겼다. 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처럼 ‘빵’ 터져버렸다”는 설명이나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스러운 사태”라고 비꼬는 대목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인터넷 미디어 등에서는 “은밀하면서 달콤한 동성의 여자 친구가 정치에 개입했다”며 다소 선정적인 문구를 활용해 최순실 게이트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인기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미국에 꼼짝 못하고 끌려 다니는 이유를 알겠네” “한류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ㅋㅋㅋ”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부끄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창피는 왜 우리들의 몫인가” “이번 사건은 저들한테 반박도 못하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내가 조롱당하려고 한국인 됐나” 등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에서 나왔던 문구를 이용한 자조 섞인 풍자도 유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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