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참사] '스승의 날' 앞둔 교사들 촛불 밝혔다

류. 2014. 5. 15. 01:25

<세월호 참사> '스승의 날' 앞둔 교사들 촛불 밝혔다



삼보일배하는 전교조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14일 오후 서울지역 전교조 교사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청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2014.5.14 


"얘들아 선생님이 미안해. 잊지 않을게." "허위와 눈속임이 아니라 진심과 진실을 가르치겠습니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날이자 세월호 사고 30일째를 맞는 14일 오후 7시 청계광장. 전교조 서울지부 소속 교사 300여명(경찰 추산)이 '서울교사 촛불집회'를 열고 촛불을 밝혔다.

교사들은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 대신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노란색 배지를 달았다.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됩니다'라고 적힌 팻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집회는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정의와 진상규명, 나라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겠다"는 교사들의 묵직한 외침이 광장에 낮게 깔렸다.

김한민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스승의 날인데 카네이션 달기 부끄러운 요즘"이라면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성찰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는 우리가 침묵할 게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위원장 출신 원로교사 김귀식씨는 "이번에 정말 꽃다운 나이의 사랑하는 딸과 아들들을 바다에 묻었다"며 "나는 이 자리에 설 자격없는 죄인"이라고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최고의 위기 시점"이라며 "그래도 이 땅에 희망을 일구어 내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교사 이나리씨는 "같은 학교 동료의 남편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라의 선장이 책임지지 못하면 우리 교사들이 책임지겠다"며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지만 공무원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며 울먹였다.

교사들은 집회 후 '삼보일배'를 하며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을 거쳐 시청광장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로 향했다.

교사들은 추모와 참회, 결의의 의미를 담아 세 걸음을 무겁게 뗐고, 나라를 바꿔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뜻을 담아 무릎과 머리를 바닥에 대고 절을 했다.

카네이션을 받는 대신 분향소에 흰 국화를 놓은 교사들은 눈물을 훔치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였다.

이어 '아 나의 아이들아 내가 죄인이다', '너희가 다시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이런 비극을 당했니 절대 잊지 않을게' 등 애통함을 담은 노란 리본을 분향소 앞 나무에 매었다.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도 이날 중구 대한문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여는 등 서울 시내 곳곳에 추모의 촛불이 켜졌다.


http://media.daum.net/issue/627/newsview?issueId=627&newsid=20140514222407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