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참사] "해경 헬기 구조때 홍보 동영상 찍듯 여유부렸다"

류. 2014. 5. 13. 22:59


"해경 헬기 구조때 홍보 동영상 찍듯 여유부렸다"

‘2012 해경 백서’엔 활동 자화자찬… 세월호 헬기 구조동영상 언론 배포

해양경찰이 자화자찬에 취해 인명구조 훈련을 등한시하고 대외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시 초동 대처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해양사고 발생 시 대응 능력 제고 등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매년 400쪽 안팎의 '해경 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12년에 발생한 주요 해양사고 사례 4건에 대한 대응 사례를 담은 '2012 해경 백서'를 최근 발간했다.

그러나 이 백서는 잘못된 대응 등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이 자화자찬만 장황하게 늘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백서는 우선 승선원 전원을 구조한 '코리아나호 침수 사고' 편에는 '기관실이 원인 미상으로 침수됐으나 출동한 경비함정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승선원 24명 중 12명이 숨진 '석정 36호 침몰 사고'의 경우 '선체가 기울어져 24명이 해상으로 추락하고 선체는 침몰했다'는 내용은 있으나 12명이 왜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다.

해경은 또 해상 긴급 전화인 122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안 해 세월호 침몰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122가 아닌 119로 전화하는 바람에 해양경찰구조대의 출동이 늦어지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해경이 지난 2007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모두 43억 원을 122 홍보비로 썼지만 아직 국민 대다수가 122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경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헬기 등 항공기를 이용한 대외홍보에 지나치게 몰두해 왔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해경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헬기 3대를 급파했으나 항공구조사들은 선실로 들어가서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자력으로 선실을 빠져나오는 탑승객들만 구하면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한 전직 해경 간부는 "항공구조사들이 승객을 천천히 헬기로 올려보내는 모습이 홍보용 동영상을 촬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여유로워 보였다"며 "항공구조사들에 대한 인명구조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