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세월호 침몰 참사

"수영선수가 익사라니..." 선내방송이 앗아간 생명

류. 2014. 4. 23. 12:29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꿈꾸던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도 주검이 돼 돌아왔다.


'수영 꿈나무가 익사라니…'.아버지는 "어처구니 없는 선장의 선내 대기방송이 아들을 죽였다"며 분노했다.

단원고 2학년 세르코프 빌라체슬라브(17). 세르코프는 러시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1998년 태어났다. 외국인에 대한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던 어머니를 따라 러시아로 돌아갔다가 7살 때인 지난 2005년 다시 입국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세르코프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안산의 한 스포츠 클럽에서 수영을 배웠다. 수영장에서 몇 시간씩 훈련을 받으면서 급성장했다.

그러나 7년 넘게 수영을 배운 세르코프도 세월호 침몰 사고 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내에 대기하라'는 선내 방송 때문이라는 게 유가족들의 생각이다. 지난 16일 오전 9시께 침몰한 세월호 선내 방송에서는 오전 10시15분까지 퇴선이 아닌 대기 명령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난 21일 오후 아들의 싸늘한 주검을 품에 안은 아버지 A씨는 "선실에 그냥 대기하고 있으라는 말만 하지 않았으면, 아들은 살았을 것"이라며 원통해했다.

그는 "세르코프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슬라바라는 별명도 가졌던 아이"라며 "한국과 러시아 국적을 모두 가진 슬라바가 한국 단일 국적을 갖고 싶어 했는데 결국 한국인도 러시아인도 아닌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423_0012873381&cID=10202&pID=1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