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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90만 촛불` 그것은 또하나의 문화축제였다

류. 2016. 11. 29. 19:50
`190만 촛불` 그것은 또하나의 문화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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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문화생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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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지난 26일 사상 최대로 전국 190만명이 모인 5차 촛불집회는 그야말로 문화축제의 장을 방불케 했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그 방식은 유쾌하고 재기발랄했다. 한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현 시국에 대한 분노와 울분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며 축제같은 시위문화를 만들었다.

시민들의 '시위 축제'에 예술가들도 팔을 걷었다. 서울 광화문에 운집한 인파 위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푸른색 고래 풍선이 띄워졌고, 국내 대표 민중미술가는 초대형 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블랙리스트'를 자처하며 예술을 매개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고래, 천 퍼포먼스…예술가들이 나섰다

이날 촛불 현장에서는 4·16 연대 등 세월호 관련 단체들이 만든 고래 모양의 푸른색 대형 조형물이 등장했다. 앞서 석정현 작가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그린 '세월호 고래' 그림을 디자이너 이군섭 씨가 '증강현실'을 적용한 영상으로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실제 집회 현장에서 조형물로 형상화한 것이다.

고래의 등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상징하는 인형과 노란 돛단배를 올려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고래는 시위 인파를 타고 청와대 200m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옮겨졌다.

석정현 작가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그린 그림. © News1
이군섭 디자이너가 석정현 작가의 '세월호 고래'를 증강현실을 통해 구현했다. © News1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 시위·집회 현장에서 민중의식을 고취시키던 '걸개그림'도 다시 등장했다. 국내 대표 민중미술가로 꼽히는 임옥상 씨는 이날 오후 광화문 네거리에서 대한문까지 길이 500m, 폭 1.5m짜리 하얀색 천을 깔아 큰 붓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백만백성'(百萬白聲)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검은 아스팔트에 하얀 천을 깔고 직위가 없는 백만 민초들의 하얀 목소리를 담는다'는 의미의 이 퍼포먼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호응을 얻었다. 임 씨는 지난 19일 4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며 박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송경동 시인, 노순택 사진작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4일부터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 만들어진 노숙 '캠핑촌'에서는 4차 촛불집회 때부터 '광장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캠핑촌 측에 따르면 '박근혜 하야 발표', '박근혜 전격 구속'과 같은 가상 뉴스를 담은 '호외' 성격의 이 신문은 1호 2만부가 순식간에 동나며 2호부터는 5만부로 인쇄 부수를 늘렸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민중미술가 임옥상이 500m 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촛불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대구·광주·울산 등 전국 5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주최 측이 예상하는 참가 인원은 서울에서만 150만 명, 전국적으로는 최대 200만명 명이다.(사진공동취재단) 2016.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봇물' 터진 풍자와 패러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집회 현장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은 현 '국정농단' 세태를 꼬집는 풍자와 패러디로 시위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시민들은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매를 패러디한 '지금 당장 비우그라' '고산지 발기부전연구회' 같은 문구와 함께, 박 대통령의 이름을 패러디한 '퇴근혜', 국정농단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이름을 딴 '하야 순시려', 결혼정보업체 이름을 빗댄 '하야해 듀오' 등 재기발랄한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현 시국을 규탄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서는 '광주 엄마가 달린다' 회원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닷!', '엄마가 말은 못 사주지만 바른 세상 만들자', '구라다 좋아요', '밥하다 나왔슈'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광화문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가수 안치환은 자신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꿔 불렀고, 광장 앞에 모인 시민들은 '떼창'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26일 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에서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 중 경찰차벽에 가로막히자 촛불을 들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6일 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에서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 중 경찰차벽에 가로막히자 촛불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6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앞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집회에서 한 시민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 하고 있다.2016.11.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2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5차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최순실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6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광주 엄마가 달린다' 회원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닷!', '엄마가 말은 못 사주지만 바른 세상 만들자', '구라다 좋아요', '밥하다 나왔슈'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