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61126050602507
추가 지원금 나오면서 돈의 성격에 대한 의혹 확대
삼성 ‘승마 유망주 지원’→‘협박당해 줬다’ 말 바꿔
미르·K재단 출연금 등 합치면 총 지원규모 300억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쪽에 43억원(319만유로)을 추가 지원한 정황이 나오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 삼성의 은밀한 거액 지원이 속속 드러나고, 이를 덮기 위해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해온 점도 뚜렷해지면서 뇌물 의혹이 함께 커지고 있다.
새로 드러난 금액까지 합치면 삼성의 최씨 모녀에 대한 직접 지원액만 80억원이 된다.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출연금 204억원, 최씨 조카 장시호씨 쪽에 후원한 16억원까지 더하면 삼성이 최씨 쪽에 직접 지원하거나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재단에 낸 금액의 총합은 300억원이다.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 시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 통과(지난해 7월17일)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박근혜 대통령 독대(같은 해 7월24일) 직후라는 점에서 뇌물 의혹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37억원(280만유로)을 송금한 비덱스포츠의 전신인 ‘마인제 959’는 삼성물산 합병 가결일인 지난해 7월17일에 세워졌다.
삼성은 추가로 드러난 돈에 대해 “그 돈으로 말을 산 것은 맞다”, “정유라씨가 그 말을 탄 적은 있다”며 독일 송금 사실과 정씨가 그 돈의 ‘수혜자’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승마협회가 도쿄올림픽 승마 선수 지원 계획을 세웠고, 우리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말을 여러 마리 샀다. 정씨만 지원하려는 게 아니라 여러 선수를 지원하려 했는데 승마협회 내부 문제로 선수 선발이 되지 않으면서 정씨만 몇 번 탔다”고 했다. 삼성은 1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말 ‘비타나V’도 이 돈으로 샀다고 설명했다. 또 “정씨가 혼자만 타니 문제가 될 것 같아 말들을 올해 다시 팔았다. 일부 돈이 다시 들어왔고, 들어오고 있다”며, 돈이나 말의 소유권이 최씨 모녀에게 넘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승마협회가 정씨 종목에 삼성이 186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만든 것은 319만유로가 송금된 다음 달인 지난해 10월이다. 승마협회 차원의 지원 계획이 틀어져 따로 지원했다는 설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승마협회 로드맵은 정씨 지원을 협회 차원의 일로 포장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짙어질 뿐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280만유로를 최씨 모녀 개인회사인 비덱스포츠에 보냈는데 319만유로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삼성 설명대로 형식상 말의 소유권이 최씨 쪽에 넘어가지 않았더라도, 아파트나 고급 차를 명의를 넘기지 않은 채 쓰게 해주는 뇌물 제공 기법과 비슷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삼성은 그동안 최씨 지원 의혹에 거짓 해명을 하거나 말을 여러 번 바꿨다. 지난 9월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삼성이 비타나V를 샀고, 정유라가 탈 예정’이라는 유럽 승마전문매체 보도를 공개하자, 삼성은 “아는 바가 없다”거나 “승마장을 사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또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승마협회장에 취임한 것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맡았을 뿐 회사 차원의 지원은 없다”고 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280만유로 송금 사실이 드러나자 삼성의 입장은 다시 바뀐다. 삼성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최씨를 배경으로 협박해 할 수 없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 319만유로를 지원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자 사실은 여럿을 지원하려던 것이었는데 선수 선발이 안 돼 정씨만 혜택을 봤다며 다시 다른 설명을 내놨다. 삼성이 비덱스포츠에 컨설팅비로 꾸며 280만유로를 보낸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드러난 돈의 정확한 흐름과 송금 경위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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