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건강

미루는 인생? 밀리는 인생!

류. 2009. 3. 27. 01:43

미루는 인생? 밀리는 인생!
할 일은 산더미처럼 밀려 있는데 계속해서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이 순간에도 할 일을 뒤로 미루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게으름 환자.’ 미루는 인생은 결국 인생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우표 한 장 사러가는 것이 귀찮아 한 달 전부터 써둔 편지를 지금까지 보내지 못하고 있는 L군은 공과금도 내지 못해 이미 독촉장을 두 번이나 받은 상황이다. 통장에 잔고가 있음에도 L군은 자동이체 신청을 벌써 3개월째 미루고 있다. 또 중요한 일이 따로 있어도 손톱을 깎거나 냉장고를 정리하는 둥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열을 올린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시작도 못한 채 바쁘기만 하다. L군과 1년간 연애했던 B양 역시 L군의 고질적인 습관 때문에 떠났다. L군은 ‘열이면 열’ 시간과 장소를 밥 먹듯 옮겼다. 결국 B양은 그런 L군이 싫어져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더욱 비극적인 이야기는 L군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L군을 구제할 방법이 있을까?

1 게으름이 뭔데? 어떤 일을 하건 미루는 버릇Procrastination이 습관화됐다면 당신의 ‘병적 게으름’을 의심해봐야 한다. 게으름을 두고 의학계에서는 ‘선택 장애’ 또는 ‘선택 회피 증후군’이라 하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게으름을 스스로 선택했다면 그것은 게으름이 아닌 ‘여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게으름은 ‘생각하기 나름’의 대수롭지 않은 습관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게으름은 심각한 정신병에 가깝다. 시작의 지연, 약속 어기기, 꾸물거리기, 은둔하기, 눈치 보기, 마지막에 서두르기 등의 다양한 양상을 가지지만 진행과정은 비슷한 ‘병적 게으름’에 해당하며, 이런 현상은 마지못해 선택했거나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다시 말하면 게으름은 ‘삶에 방향성이 사라진 상태’로서 똑같은 나날을 반복하고, 중요한 일은 미룬 채 사소한 일에 매달리고, 실속 없이 늘 바쁘고, 능력은 있지만 도전하지 않는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게으름에서 시작된 피해는 특정 영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로 넓어지며 당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이래도 게으름을 우습게 여길 것인가? 

2 게으름은 병이다 2009년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과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게으름’은 현대인에게 한 박자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필요한 덕목 중 하나로 보이지만, 그것도 게으름 나름이다. 직장인의 10~15%는 일상적으로 매사를 미루며 사는 ‘병적 게으름’의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미루는 습관 때문에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인간관계를 그르치며 또 다른 스트레스에 사로잡힌다. 이처럼 미루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패턴이 존재한다. 첫번째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두번째 선택을 미루거나 회피하기, 세번째 딴짓을 하거나 늑장부리기,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룬다 해서 당장 큰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를 천성이 게으른 것으로만 생각하고, 치료 받아야 할 게으름을 방치한 채 일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캐나다 윈저대학교 심리학과 퓨시아 시로이스 박사는 미루기를 잘하는 사람은 제때 일을 처리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에도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보고했다. 특히 이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조차 놓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병을 앉아서 키우고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3 게으름도 치료할 수 있다 사람이 미루는 습관을 갖게 되는 요인으로는 성격과 환경의 영향이 크다. ‘미루는 행위’ 연구의 권위자인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은 인간의 미루기 행동이 성격과 환경의 변수를 반영한 방정식에 의해 예측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루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가 하는 일에는 열중해 일벌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게으르고 생산성이 떨어져 있으며, 전체적인 삶의 질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정신병의 음성 증상이 있을 때도 병적인 게으름이 나타나는데 정신분열병의 급성기에는 환각이나 망상, 이상한 언행과 같은 양성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반면, 만성기에는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 하며,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음성 증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병적 게으름은 당연히 회복하는 데에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며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따라서 정신병으로 나타나는 ‘병적 게으름’은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치유하기 힘든 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미루기에서 벗어나는 방법
1 다른 사람에게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처리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2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시간을 세분화해서 계획을 세울수록 좋다.
3 목표를 달성하면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을 한다는 약속을 한다.
4 피로를 핑계 삼아 일을 미룰 수 있으므로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5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라. 자신을 불신하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병적 게으름’ 진단표(맞으면 O, 아니면 X )
1 지난 6개월 동안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반복하고 있다.
2 “넌 너무 게을러!”라는 지적을 종종 받고 있다.
3 “난 게을러서 못 해!”라며 맡겨진 일이나 할 일을 자주 피하고 있다.
4 게으름이 삶 전체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5 삶의 지향성이나 목표가 없다.
6 즉각적 쾌락을 주는 대상(술, 게임, 쇼핑, 약물 등)에 점차 중독되어간다.
7 난 무능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8 게으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다.
9 대인관계를 피하고 점차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10 내 인생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4개 이상: 병적 게으름을 의심. 6개 이상: 병적 게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