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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집중취재] `연어가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은 없다`

류. 2016. 11. 2. 18:46
[집중취재] `연어가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은 없다`
http://v.media.daum.net/v/20161102155026308

출처 :  [미디어다음] 사회일반 
글쓴이 : 세계일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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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의 연어 모천(母川) 회귀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명태, 오징어와 함께 동해안의 3대 어종인 연어 자원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대량으로 연어 치어(새끼 고기) 방류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막상 연어가 올라오는 하천에 각종 공사 등이 이뤄지면서 회귀를 막는 실정이다.
◆연어 회귀환경 갈수록 악화

연어는 가을철 1만6000㎞의 긴 여정을 마치고 3∼4년 전 방류됐던 모천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경북 동해안에서는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평해 남대천, 영덕 송천 등 4개 하천으로 연어가 올라왔다. 최근에는 포항 형산강으로도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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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연어가 회귀하는 울진 평해 남대천에서 하천재해예방사업을 벌이고 있다.

연어 자원을 늘리기 위해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이들 4개 하천에서 매년 100만∼200만마리의 연어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연어가 회귀하는 하천의 생태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연어가 회귀하는 10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동안 이들 4개 하천에 연어 포획장을 설치하고 성어가 돼 돌아오는 연어를 잡아 채란한 뒤 치어를 생산, 이듬해 봄에 방류했다. 그러나 2014년에는 영덕 송천에 포획장을 설치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울진 남대천을 제외한 울진 왕피천과 평해 남대천 등 2곳에만 포획장을 설치해 연어를 잡았다. 그러나 올해는 평해 남대천에도 포획장을 설치할 수 없어 결국 울진 왕피천 한 곳에만 연어를 포획하고 있다.

포획장 설치가 불가능한 이유는 하천에서 각종 공사가 진행되거나 연어가 회귀할 수 없는 주변 환경 때문이다. 영덕 송천의 경우 가뭄에 대비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하천교량 앞을 깊게 파고 돌로 보를 설치하면서 수심이 깊어져 연어 포획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다 바다와 인접한 곳은 뻘로 변한 데다 흙탕물 때문에 연어 포획작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주민 김유철(69)씨는 “2010년 전까지만 해도 하천으로 연어가 많이 올라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연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울진 남대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종 개발 등으로 수량이 줄어들면서 하천 바닥이 드러나 연어회귀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어가 바다에서 회귀할 수 없는 등 산란장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다. 평해 남대천은 지난해 가뭄 때 포획장을 설치했지만 바닥이 드러나면서 바로 철거됐다. 이곳은 왕피천과 함께 한때 연어 모천 회귀의 주요 장소로 각광받았다.

올해는 아예 교량공사 등으로 포획장을 설치하지 않았다. 경북도가 지역 주민들의 생활안전기반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직산교~동해 하류) 일원에 노후교량을 보강하고 강 폭을 넓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 형산강도 수심이 깊어 포획장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형산강에서 어업권을 가진 어민들을 통해 종종 회귀하는 연어가 관찰되고 있으나 하류는 수심이 깊고 상류는 상수원 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연어 포획장을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경북 동해안의 연어 회귀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연어 포획과 치어생산, 방류량이 감소추세다. 2014년에는 회귀 연어 2091마리를 포획, 151만개의 알을 채란해 치어를 생산했으나 지난해는 1372마리의 연어를 포획, 65만4000개의 채란에 그쳤다.

올해는 10월 한 달간 모두 398마리의 연어를 포획하는 데 그쳐 당초 다음달까지 목표인 1500마리 포획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연어 치어 방류는 1969년부터 계속됐다. 연어 회귀율은 한때 1%를 넘었으나 최근 몇 년 동안0.2∼0.5%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직원들이 지난해 울진 왕피천에서 연어를 포획하고 있는 모습.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제공
◆연어 방류사업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올해 1500여마리의 어미 연어를 포획해 알을 수정한 뒤 130만마리의 치어를 생산할 계획이다. 10월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모천으로 회귀하는 어미 연어는 평균 체장 70㎝, 체중 2.8㎏ 크기이다. 생산된 치어는 내년 봄 울진 왕피천에서 100만마리, 울진 남대천에서 10만마리, 영덕 오십천 10만마리, 포항 형산강 10만마리 등을 방류할 계획이다.

방류된 어린 연어는 1개월 정도 하천에 머물다가 바다로 나가 북해도를 거쳐 베링해, 북태평양에서 성장한다. 방류된 동해안에서 1만여㎞ 떨어진 알래스카만까지 이동하는 연어는 어미로 성장한 후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산란한 후 일생을 마치게 된다.

연어 방류의 과학적인 조사를 위해 2007년부터 어린 연어의 머리에 첨단 표시장치를 삽입해 매년 1만∼3만마리씩 왕피천에 방류하고 있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관계자는 “최근 경북 동해안으로 회귀하는 연어가 매년 감소추세여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고급 어종인 연어 생태의 연구와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회귀량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