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참사] 故박지영씨 "다음 지시는?" 수차례 물어봤지만..

류. 2014. 5. 7. 20:29


故박지영씨 "다음 지시는?" 수차례 물어봤지만..


[세월호 참사]승무직 선원 안내방송 따른 뒤 수차례 지시 문의…선장 등은 무전기 버리고 탈출]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다 변을 당한 사무장 양대홍씨와 매니저 고 박지영씨가 수차례 선장 이준석씨 등 선박직 선원들에게 추가 지시사항을 문의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양씨와 박씨는 조타실의 탈출지시만 기다리다 뒤늦게 승객들을 탈출시키고 구조되지 못했다. 세월호 선박직 선원들의 직업윤리 부재가 이들의 변고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7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에 따르면 수사팀은 세월호에서 생존한 승무직 선원과 승객들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객실에선 "구명조끼를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양씨와 박씨, 매니저 강모씨 등이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선실에 대기 중이었다.

이어 양씨 등은 다음 지시를 기다렸으나 탈출 등 안내방송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갖고 있던 무전기로 다음지시를 물었다고 한다.

같은 시간 선장 이씨 등 선박직 선원들은 무전기 4개를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1개, 1·2·3등 항해사 3명이 각각 한 개씩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무전기 주파수는 모두가 대화를 공유하도록 맞춰져 있었고, 탈출에 성공한 선원들은 사고 당시 무전기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다음 지시를 내려달라'는 양씨와 박씨의 무전에 응답한 선원은 아무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부는 구조 당시 영상에 선원들이 무전기를 보유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이준석씨 등 선박직 선언들이 무전기를 조타실과 선실에 버려두고 배를 탈출한 것으로 보고 구조영상을 정밀 분석하는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결국 양씨와 박씨, 강씨 등은 배가 급격히 기운 뒤에야 승객들에게 "탈출하라"고 안내했다. 양씨는 아내에게 건 마지막 통화에서 "학생들을 구하러 가야한다"고 말한 채 사고 22일이 지나도록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했다.

박씨 역시 학생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아이들을 구하다 숨진 채 발견됐고 강씨도 물에 빠져 의식을 잃었으나 구조돼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