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세월호 침몰 참사

[세월호 참사] "믿을 사람 나밖에 없다는데.. 울컥했습니다"

류. 2014. 4. 30. 13:01


"믿을 사람 나밖에 없다는데.. 울컥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만난 60代 민간잠수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데….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33년 경력 민간 자원봉사 잠수부 이모(60) 씨는 29일 경북 포항의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이 씨는 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머뭇거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먼저 다가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 씨는 "슬픔에 빠져 경황이 없을 텐데도 실종자 가족들이 고맙다며 피자를 건네주는데 제대로 넘어가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께서 '정부도 해양경찰도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있는 건 내 눈앞에서 직접 목숨 걸고 물속으로 뛰어들어준 민간 잠수부밖에 없다'면서 손을 잡고 통곡하더라"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서 위로의 말 한마디도 건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자원봉사 잠수부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해운사 측과 계약을 맺은 잠수부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만큼 자원봉사자로 더 이상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에서 평균 70만 원가량씩 자기 돈을 들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닷속 풍경이 좋아 우연히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했다가 물에 빠져 숨진 지인 가족의 부탁을 받고 시신을 찾아준 뒤 해상 사고 때마다 구조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는 "시신을 찾는다는 것이 오싹하기도 하고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부탁하는 것을 거절 못해 응하게 됐고 그 이후에도 계속하고 있다"면서 "현재 세월호 침몰 현장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를 확보하는 것인데 소방호스로 선체 내 탁한 물을 빼내자는 제안을 포함, 민간 잠수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정부 측에서도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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