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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힘쎄지·세모·네모 .. 이름·디자인값이 15년간 1000억

류. 2014. 4. 29. 11:23


힘쎄지·세모·네모 .. 이름·디자인값이 15년간 1000억


'현대판 봉이 김선달' 유씨 일가
상표권만 유병언 449, 장남 674개
모든 계열사에 사용 수수료 받아
경영 자문료 명목 200억 챙기기도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SEWOL)'호의 이름을 지은 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라고 한다. 지난해 1월 중순 취항 직전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가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했다. 장남 대균(44)씨는 청해진해운이 운항하는 또 다른 여객선 오하마나호에 대해 2003년 '오!하마-나(OHAMANA)'란 이름으로 상표 등록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이처럼 청해진해운의 배 다섯 척은 물론 사명에 대한 연간 상표권 사용료로만 1억원씩 6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간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의 지난해 영업손실 7억8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각종 수수료 지출은 1999년 회사 설립 이후부터 계산하면 122억원, 연평균 9억4000만원꼴이었다. 세계적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브랜드) 사용 수수료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대주주가 '세월'처럼 흔히 쓰는 보통명사를 상표로 등록해 수억원씩 사용료로 받는 건 기상천외한 일"이라며 "세금이 원천징수되고 절차도 복잡한 이익 배당 대신 영업비용을 횡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해' 사진의 계열사 강매, 거액의 경영자문료 수수에 이어 상표권·디자인 및 특허권을 이용해 수수료 명목으로 회사 돈을 빼먹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법에 대해 현대판 봉이 김선달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지난 15년간 전 계열사에 걸쳐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99~2013년 금융감독원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문진미디어 220억원, 다판다 187억원, 세모 123억원(법정관리 기간을 합칠 경우 635억원), 아해 116억원, 천해지 101억원 등 업종과 관계없이 매년 10억원 이상 영업상 수수료를 지출했다. 턱없이 많은 수수료의 비밀이 유 전 회장과 4남매가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권(1376건) 및 디자인(205건), 특허·실용신안(82건) 등 1600여 건에 대한 사용료였던 셈이다.

 이 중 아해(AHAE), 세모(SEMO), 아해프레스(AHAE PRESS), 노른자쇼핑과 경기도 안성의 늘징글벨랜드 등 상표권 440여 건은 유 전 회장 명의이고, 천해지·다판다·온지구와 꿈에본차 등 670여 건은 장남 대균(44)씨 명의다. 온나라, 온세계, 참맛나지 육포 등 220여 건은 차남 혁기씨 이름으로 등록됐다. 노란자쇼핑, 네모(NEMO), 힘세지, 더쎄지처럼 연관단어까지 싹쓸이해 상표로 출원한 상태다. 유 전 회장은 이외에 '뒤집히지 않는 보트' '발전기' '페인트 안료' 등 특허 82건을 출원했다. 그러나 특허권은 '독창적 기술력' 등을 엄밀히 심사하기 때문에 대부분 거절됐고 휴대용 대장(관장)세척기 등 10건가량만 등록됐다. 관장용 세척기는 개당 1000만원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유 전 회장과 자녀들이 대주주 경영 자문료로 매년 계열사들로부터 수십억원씩 200억원대 이상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붉은머리 오목눈이', 장남 명의의 'SLPLUS', 차남 명의의 '키솔루션' 등 1인 소유 유령회사를 통해서다. 이들이 실제 컨설팅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고 수수료만 챙긴 데 대해선 횡령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아해'란 예명의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유 전 회장이 아해프레스프랑스와 아해프레스(미국)와 같은 해외법인을 통해 사진대금이나 투자 명목으로 300여억원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천해지 등 계열사들은 2012년부터 아해프레스프랑스 등에 지분 투자 및 사진 구매 대금으로 100여억원을 송금하고, 국내 사진판매사인 헤마토센트릭의 사진 126억원어치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수 박진영(42)씨가 운영하는 JYP엔터테인먼트로 구원파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이날 증권가 소문을 통해 확산됐다. 이에 대해 JYP 측은 "박 대표의 부인(33)이 유 전 회장 조카인 것은 맞지만 '구원파 자금 5억원이 JYP에 유입됐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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