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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김상중 눈물, 손석희 침묵..시청자 울린 찰나의 진심

류. 2014. 4. 28. 12:52


김상중 눈물, 손석희 침묵..시청자 울린 찰나의 진심


김상중 눈물 그리고 손석희 침묵, 찰나의 순간 터진 진심이 시청자들을 뭉클케 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12일째. 생존자는 사고 당일 구조된 174명 이후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4월 27일 현재까지 사망자는 187명, 실종자는 115명으로 확인됐다.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은 여전히 진도를 떠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서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분향소로 향하고 있다.

비극의 시간. 방송가 역시 애도에 동참하며 뉴스특보를 연일 보도 중이다. 매일 같은 뉴스 같은 그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눈에 띈 두 방송인이 있다. 바로 JTBC '뉴스9'을 진행하는 손석희 앵커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이자 배우인 김상중이다. 손석희 앵커는 침묵으로 김상중은 눈물로 시청자들과 마음을 함께 했다.

김상중은 4월 26일 방송된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전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진심어린 클로징 멘트를 남겨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 날 방송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검정 슈트를 입고 등장한 김상중은 세월호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진행에 임해 시종일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간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까지 전해진 화면과 함께 요목조목 설명한 김상중은 클로징 멘트에서 "그 차디찬 바다 밑에서 어른들의 말을 믿고, 어른들이 구해주길 기다렸을 아이들과, 아직도 그 날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생존자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라고 어렵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김상중은 "부끄럽고 무기력한 어른이라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는 진심을 토해내며 끝내 북받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이후 김상중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신 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이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시청자들이 참았던 눈물을 흘린 순간이었다.

이와 관련 '그것이 알고싶다' 배정훈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 들면 눈물보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진심으로 같이 울어준 김상중 형님의 마지막 말이 너무나 고마웠다. 형님 가슴에 얹힌 그 노란 리본은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라는 글로 김상중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PD부터 진행자까지 매 순간 진심으로 임했던 '그것이 알고싶다' 팀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손석희는 앵커는 16일 방송된 JTBC '뉴스9'에서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와 전화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참 질문하기가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며 "배에다가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을 곧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공기를 주입해서 그 안에 누군가 생존자들이 많이 있다면 그 공기의 덕을 볼 만한 공간이 남아 있다고 보냐"고 물었다.

이에 백점기 교수는 "결론적으로 아주 희박하다"며 낮은 생존 가능성을 점쳤다. 손석희 앵커는 연이어 '만약'을 염두에 둔 질문을 했지만 백 교수는 "지금 배가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예를 들어 똑바로 서 있을 때는 움직이기가 어려운데 여러 개의 방의 객실을 다 갑자기 내려가서 문을 닫는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백점기 교수 답을 들은 손석희 앵커 약 1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방송사고에 가까운 상황에 백 교수는 "여보세요?"라며 당황해했다. 손석희 앵커 "네, 네"라고 간신히 답한 뒤 "지금 말씀은 방법이 없다는 얘기냐"고 되물었고 백교수는 "확실한 방법은 이미 크레인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능하면 빨리 이동해서 통째로 들어올리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각, 생존자에 대한 희망이 높았던 상황에서 들린 비보는 시청자들을 탄식케 했다. 소식을 전하는 앵커 역시 사람이다. 순간 전해진 손석희 앵커의 침묵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생방송을 통해 이 같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해야 하는 손석희 앵커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었지만 천편일률적인 지상파 방송에게는 경고처럼 날아들었다.

이후 손석희 앵커는 17일 뉴스에서 학부모 김중열 씨와 인터뷰 중 사망자 추가 발견 소식을 접한뒤 "자막 넣지 마시고요"라는 발언을 했다. 혹시나 인터뷰 중인 학부모나 가족들이 놀랄까 배려한 것. 또 25일과 26일에는 진도 팽목항에 직접 나가 뉴스를 진행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흔한 테이블 하나 없이 우두커니 서서 바다 바람을 몸소 맞고 있는 손성희 앵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팽목항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김상중과 손석희 앵커의 진정성에 네티즌들은 "뉴스 보면서 욕만 하고 앉아 있었는데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게 만든 두 분이다. 존경하고 또 감사합니다", "손석희 앵커 침묵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방송에는 도가 트신 분일텐데 그 순간 북받치는 감정을 못 감추시더라. 나도 함께 울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팀 정말 대단하다. 김상중 씨 오래오래 진심어린 진행 부탁드립니다" 등 반응을 나타냈다.

또 "사심을 내비치면 안되는 방송이라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앵무새처럼 종알거리는건 보기 싫다. 로보트도 아니고", "손석희 앵커와 김상중 씨의 내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펑펑 울었다. 멘트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마음 같아서 더 울었다. 제 마음 대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발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희생된 분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등 의견도 전했다.(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JTBC 'JTBC뉴스9'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