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종 학생 아버지 "열달 품은 아이, 한달도 안돼 인양..잔인한 일"
JTBC 2014.04.27 22:48
[앵커]
어제(26일) 방송을 마치고 난 후 학부모 한 분이 저희 중계차로 찾아오셨습니다. 실종학생의 아버지인 이호진 씨. 인터뷰하기 위해 오신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고, 그래서 들어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든 생각은, 이 분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들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중히 부탁드렸고, 어렵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관심이 조금이나마 덜해지기 시작하는 이때, 그 세상을 향해 실종자 가족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이분의 말씀 속에 다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앵커]
오실 때는 어떤 생각으로 오셨어요?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지금의 현실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요. 그냥 단순하게 배가 침몰해서 당연히 구조될 거라는 그런 생각으로 이제 왔었죠. 다른 엄마 아빠도 다 그랬을 겁니다. 처음엔.]
[앵커]
그리고 그다음에 벌어진 일들은….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그러고 여기 와서 상황을 이렇게 보는데 그러한 희망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고요. 어느 순간에는 이건 최악의 경우도 생각을 해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망적일 때는 물 위에 보였던 선미 부분이 가라앉았을 때 그때는 뭐라고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그때 절망감은 그때 다 온 것 같습니다. 다른 엄마 아빠들도 그때 그랬을 것 같아요.]
[앵커]
막내 아드님이 지금 아직 실종 상태죠?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예. 승현이요. 이승현.]
[앵커]
아드님하고 혹시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건 언제인가요?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마지막으로 통화한 적은 수학여행 예정된 하루 전날 문제가 있어가지고 당일 날 출발을 못 하고 내일 떠나게 됐다고 그런 전화를 해왔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막을 수 있었으면 이런 슬픔은 없었을 것 같은데…생각도 못 했으니까요.]
[앵커]
'언론에서 보여지는 것과 실제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라는 그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혹시 같은 생각이신지?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예 그건 저뿐만 아니고 모든 엄마 아빠들이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배가 침몰되는 그 당일 날부터 해서 조금만 더 사실적이고 조금만 비판적인 보도를 언론들이 내보내 줬다면 생존해서 만날 수 있었던 아이들이 있었을 거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구조 활동은 여기서도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침몰된 직후 당일 날하고 그 다음날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기간이었는데 그때 그 시간을 너무 무의미하게 보낸 거 같아요. 그 시간에 아이들은 발버둥치고 있었을 겁니다. 배 안에서…이미 명을 다한 아이도 있었을 거고, 흔히 이야기하는 에어포켓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 서서 엄마 아빠를 찾았을 것이고, 살려달라고 고함도 쳤을 것이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아 이제 내가 죽는 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아이들이 눈을 감았을 텐데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 아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부분이 한스럽습니다.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텐데 그 부분이 너무 한스러워요. 가장 중요한 그 2, 3일 동안에 방송은 눈을 감아버렸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벌어진 일 하고 밖에서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하고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전원 몰살을 한다는 생각은 아마 한 사람도 가지지 않았을 것 같아 그거만 생각하면은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무능력하다는 것을 팽목항에 와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와서 아이들을 위해서 정부나 기관이 엄마, 아빠들이 한 구라도 찾아내는 그 노력을 기울일 때가 지금인데 개인적인 의견일지는 모르나 지금 인양 문제가 나오는 것은 이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요. 그거라도 엄마들이 아빠들이 매달려서 해야지 천분의 일 만분의 일 아이 살리지 못한 그 죗값을 받을 텐데 그것마저도 못하고 인양으로 간다. 그러면 아이들이 너무 욕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 번 더 울 것 같아요. 인양은 최후의 순간에 논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엄마, 아빠들이 한 달이 됐건 두 달이 됐건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결과도 좋게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 어느 순간이 되면은 아이들이 얘기 해줄 것 같아요.
우리들은 다 좋은 세상 왔으니까 이제 우리 찾지 마시고 안 찾아도 된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해 줄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인양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유일하게 우리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열 달을 품어서 낳았는데, 한 달도 안 됐는데 인양을 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같아요.
공황인 상태로 가서 확인하는 순간에 이제는 아이들을 빨리 만나야 하는데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일분일초건 빨리 만나서 빨리 장례를 치러줘야 하는데 그런데도 시신을 확인할 때쯤 되면 순간적으로 우리 승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왜 그렇게 멍청한 생각이 드는지 그건 모르겠어요.
[앵커]
아주 혹시 못 찾게 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이 많이 두려우시기도 하시죠?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그게 지금 마지막 남은 두려움, 공포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이 이상은 더 슬퍼질 게 없지만 한 구라도 못 찾는 일 없이 아이들이 다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었으면 그게 마지막 바람인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고 내 아이가 거기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 될 것 같아요. 공포스럽고 무서운 생각도 들고 그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생각만 해도 그냥 대책도 없고.
승현아. 사랑하는 내새끼. 아빠는 아직도 승현이 너한테 줄 게 많은데. 아직도 줄게 많은데 승현아 꼭 좋은 세상 만나, 그래서 꼭 다시 태어나라. 미안해 아빠 용서할 수 있지 내새끼 승현아 미안해.]
어제(26일) 방송을 마치고 난 후 학부모 한 분이 저희 중계차로 찾아오셨습니다. 실종학생의 아버지인 이호진 씨. 인터뷰하기 위해 오신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고, 그래서 들어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든 생각은, 이 분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들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중히 부탁드렸고, 어렵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관심이 조금이나마 덜해지기 시작하는 이때, 그 세상을 향해 실종자 가족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이분의 말씀 속에 다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앵커]
오실 때는 어떤 생각으로 오셨어요?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지금의 현실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요. 그냥 단순하게 배가 침몰해서 당연히 구조될 거라는 그런 생각으로 이제 왔었죠. 다른 엄마 아빠도 다 그랬을 겁니다. 처음엔.]
[앵커]
그리고 그다음에 벌어진 일들은….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그러고 여기 와서 상황을 이렇게 보는데 그러한 희망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고요. 어느 순간에는 이건 최악의 경우도 생각을 해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망적일 때는 물 위에 보였던 선미 부분이 가라앉았을 때 그때는 뭐라고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그때 절망감은 그때 다 온 것 같습니다. 다른 엄마 아빠들도 그때 그랬을 것 같아요.]
[앵커]
막내 아드님이 지금 아직 실종 상태죠?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예. 승현이요. 이승현.]
[앵커]
아드님하고 혹시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건 언제인가요?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마지막으로 통화한 적은 수학여행 예정된 하루 전날 문제가 있어가지고 당일 날 출발을 못 하고 내일 떠나게 됐다고 그런 전화를 해왔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막을 수 있었으면 이런 슬픔은 없었을 것 같은데…생각도 못 했으니까요.]
[앵커]
'언론에서 보여지는 것과 실제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라는 그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혹시 같은 생각이신지?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예 그건 저뿐만 아니고 모든 엄마 아빠들이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배가 침몰되는 그 당일 날부터 해서 조금만 더 사실적이고 조금만 비판적인 보도를 언론들이 내보내 줬다면 생존해서 만날 수 있었던 아이들이 있었을 거란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구조 활동은 여기서도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침몰된 직후 당일 날하고 그 다음날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기간이었는데 그때 그 시간을 너무 무의미하게 보낸 거 같아요. 그 시간에 아이들은 발버둥치고 있었을 겁니다. 배 안에서…이미 명을 다한 아이도 있었을 거고, 흔히 이야기하는 에어포켓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 서서 엄마 아빠를 찾았을 것이고, 살려달라고 고함도 쳤을 것이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아 이제 내가 죽는 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아이들이 눈을 감았을 텐데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 아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부분이 한스럽습니다.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텐데 그 부분이 너무 한스러워요. 가장 중요한 그 2, 3일 동안에 방송은 눈을 감아버렸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벌어진 일 하고 밖에서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하고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전원 몰살을 한다는 생각은 아마 한 사람도 가지지 않았을 것 같아 그거만 생각하면은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무능력하다는 것을 팽목항에 와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와서 아이들을 위해서 정부나 기관이 엄마, 아빠들이 한 구라도 찾아내는 그 노력을 기울일 때가 지금인데 개인적인 의견일지는 모르나 지금 인양 문제가 나오는 것은 이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요. 그거라도 엄마들이 아빠들이 매달려서 해야지 천분의 일 만분의 일 아이 살리지 못한 그 죗값을 받을 텐데 그것마저도 못하고 인양으로 간다. 그러면 아이들이 너무 욕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 번 더 울 것 같아요. 인양은 최후의 순간에 논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엄마, 아빠들이 한 달이 됐건 두 달이 됐건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결과도 좋게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 어느 순간이 되면은 아이들이 얘기 해줄 것 같아요.
우리들은 다 좋은 세상 왔으니까 이제 우리 찾지 마시고 안 찾아도 된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해 줄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인양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유일하게 우리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열 달을 품어서 낳았는데, 한 달도 안 됐는데 인양을 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같아요.
공황인 상태로 가서 확인하는 순간에 이제는 아이들을 빨리 만나야 하는데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일분일초건 빨리 만나서 빨리 장례를 치러줘야 하는데 그런데도 시신을 확인할 때쯤 되면 순간적으로 우리 승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왜 그렇게 멍청한 생각이 드는지 그건 모르겠어요.
[앵커]
아주 혹시 못 찾게 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이 많이 두려우시기도 하시죠?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그게 지금 마지막 남은 두려움, 공포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이 이상은 더 슬퍼질 게 없지만 한 구라도 못 찾는 일 없이 아이들이 다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었으면 그게 마지막 바람인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고 내 아이가 거기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 될 것 같아요. 공포스럽고 무서운 생각도 들고 그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생각만 해도 그냥 대책도 없고.
승현아. 사랑하는 내새끼. 아빠는 아직도 승현이 너한테 줄 게 많은데. 아직도 줄게 많은데 승현아 꼭 좋은 세상 만나, 그래서 꼭 다시 태어나라. 미안해 아빠 용서할 수 있지 내새끼 승현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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