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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수석만 '이너 서클' 끼워줘
[한겨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두달여 수사를 통해 밝혀낸 것은 청와대가 하나의 ‘가족기업’처럼 폐쇄적으로 운영됐다는 사실이다. 12일 수사 내용을 살펴본 검찰 내부에서는 “‘지시하는 가부장적 남편’(최순실), ‘아내’(박근혜), ‘사촌’(문고리 3인방) 사이로 보아야 길게는 40여년, 짧게는 20년 가까이 이어진 이들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가족기업 청와대’의 의사 결정 체계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 참모들은 문고리 3인방을 거치지 않고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다고 한다. 특히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런 보고 내용들을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동시에 ‘서면보고’하는 한편, 최씨의 ‘지시’를 다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해왔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나온 최종 결정 사항들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전화’로 지시했고, 안 전 수석은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됐는지도 모른채 받아적기에 바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쪽도 “재산마저도 집단 운영해온 공동운명체”라는 시각에서 이 사건을 접근해야 여러 실타래를 풀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고리 3인방이 이너 서클에 껴주며 ‘문지방’을 넘게 해준 이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실상 유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이 어려울 때 우 전 수석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 전 수석의 ‘청와대 생존기간’이 길어진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검찰 등 사정기관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우 전 수석이 문고리 3인방의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내부자들’ 모임에 끼어줬지만, 절대 만만치 않은 우 전 수석 역시 문고리 3인방의 약점을 쥐게 됐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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