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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쓸로몬] 군대밥 뜰 줄도 모르는 `軍통수권자`라니요?

류. 2016. 12. 13. 09:50
[쓸로몬] 군대밥 뜰 줄도 모르는 `軍통수권자`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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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기업산업 
글쓴이 : 노컷뉴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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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요즘 가장 '핫한' 분이죠? 박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이임식까지 준비했던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박근혜 정권 4년 간 법무부 장관에서 총리로 '초고속 승진'을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워 군통수권까지 행사하는 최고 실력자가 됐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황 권한대행 체제가 결국은 박근혜 정권의 연장선이라는 인식과 함께 불거진 '자질 논란' 때문인데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황교안뎐, 그는 누구인가?'

■ '군대 아몰랑'이 군통수권자 되다

황 대행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병.역.면.제'

군대에 다녀온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울분을 토할 일이죠? 황 대행은 젊은 시절 3년 간 징병검사를 연기하다가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 담마진'을 이유로 군 면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지요.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 면제, 후 판정' 의혹을 제기했어요. "황 후보자가 1980년 7월 4일자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고 자료를 제출했는데, 희한하게도 수도통합병원에서 만성 담마진으로 판정한 것은 엿새 뒤인 7월 10일이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명 가운데 만성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은 단 네 명에 불과하다는데요, 확률이 무려 91만분의 1입니다. 만성 담마진은 지난 1999년부터 규칙이 바뀌어서 현재는 4급 보충역 대상이에요.

이때문에 당시 정치권에선 황 대행이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고의로 병역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본인이 강력히 부인하고 치료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으로만 남게 됐지요.

(그래픽=강인경 디자이너)

우여곡절 끝에 총리에 오른 황 대행은 지난 2월 전방에 있는 국군장병 위문을 갔다가 '엄청난 굴욕'을 당했어요. 거수경례는 하급자가 먼저 해야 하는데, 상급자인 황 대행이 먼저 거수경례를 하고 말았던 것이죠.

식당에서는 더 뜨악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황 대행이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하려고 식판을 들었는데 국과 밥을 거꾸로 담는 모습이 포착된 거예요. 왼쪽에는 밥을, 오른쪽에는 국을 뜬다는 것도 몰랐을까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지난해 10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한미연합사령부가 공동으로 행사하는 걸로 안다"고 답변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한반도 유사시 전작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갖는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거예요.

어쨌거나 이런 분이 지금 대통령으로부터 군통수권을 넘겨 받았습니다. 지난 11일 황 대행이 첫 현장으로 합참을 찾아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60만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명감을 갖고 복무에 임해야 한다"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이었다는데, 어째 어색해 보입니다.

(사진출처=총리실/그래픽=강인경 디자이너)

■ 해고 통보 '굴욕' 견디고 권력 1인자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유행어를 남긴 주인공이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난 직후인 1992년 '초원복집 사건' 때 이런 말을 했어요. "안해봐서 그런거야. 장관이 얼마나 좋은지 아나, 모르지"

장관 자리, 정말 좋긴 좋았나 봅니다. 하물며 사실상 권력서열 2위인 총리직은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 얼마나 탐나는 자리겠어요? 단편적인 사례로 의전을 꼽아보겠습니다.

총리는 국가 의전서열 5위에요.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말이 나오는 법이죠? 지난 3월 황 대행을 태운 의전차량이 서울역 KTX 플랫폼 내부까지 진입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과잉의전' 논란이 벌어졌죠.

그런데 지난달 KTX 오송역 버스 대기장소에서 경찰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던 버스를 내쫓아버리는 일이 또 다시 발생했어요. 그 자리에는 고급 검정 승용차 4대가 들어섰는데요, 오송역에 도착한 황 대행을 '모셔가기' 위한 의전차량이었죠.

황 대행만큼 관운이 따르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황 대행은 2년 2개월 만에 국무총리로 영전하는 진기록을 세웠죠.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박 대통령은 거국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총리를 내정했는데요, 당시 황 대행은 그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황 대행이 문자메시지 또는 서면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뉴스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황 대행에게 역사적인 두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달 19일 대통령 대신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세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기념 사진을 찍었던 것이죠. 그리고 지난 9일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뒤 황 대행은 드디어 권력서열 1위에 올랐습니다.

(그래픽=강인경 디자이너)

■ '공안통'의 과거 행적

사법연수원 13기인 황 대행은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였습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2005년에는 '삼성 X파일' 사건을 '불법 도청' 사건으로 몰아가 삼성 쪽 인사들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지요.

검찰은 오히려 노회찬 의원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폭로하자 노 의원 등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훗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002년 떡값 검사 명단에 황 장관도 포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황 대행은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박근혜 정권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습니다.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을 징계했고요,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혼외자' 논란이 일자 감찰을 지시했어요.

같은 해 황 대행은 "통합진보당은 위헌 정당"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해산 심판을 청구했고, 이듬해 통진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죠.

황 대행이 2009년 저술한 '집회시위법 해설서'도 논란거리입니다. '집시법은 4·19 혁명 이후 각종 집회와 시위가 급증해 무질서와 사회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 속에서 5·16 혁명 직후 제정됐다'고 밝혔는데요.

암흑의 군부독재 시대를 열었던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대목에서 황 대행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지네요.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232만 촛불의 힘을, 과연 그는 뭐라고 평가하고 있을까요? '촛불 혁명'을 '촛불 쿠데타'로 인식하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