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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쩌면 태블릿 PC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공동정권을 만들었다던 비선 실세의 존재. 그 꼼짝없는 증거가 담겨있었던 태블릿 PC.
온갖 의혹을 부정해온 대통령의 사과를 이끌어냈고. 결국 탄핵안 가결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이 작은 태블릿 PC는. 엄청난 태풍을 몰고 온 나비효과의 시작은 아니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시민들의 마음이 그 배와 함께 가라앉았던 날.
시민과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고 있었던 그들이 있었습니다.
에어포켓. 골든타임. 다이빙벨. 그 안타까움의 단어가 되풀이되던 순간, 먼 바다에 작은 배를 타고 나가 자식의 이름을 부르던 그 부모들을 뒤로 한 채.
의전을 이야기하고. 라면을 챙겨먹고.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기에만 급급했던 그 야만의 시간… 시작은 거기서부터였을지도 모릅니다.
유족을 외면했던 정치권. 광장에 나온 노란 물결은 비국민으로 몰려 조롱당했고, '고통 앞에 중립 없다'고 말한 교황은 경계할 대상으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은 진상규명 요구를 정치투쟁이라 매도했지요.
물속의 아이들을 두 팔로 끌어안고 나온 잠수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재판을 받아야했던 반면 정작 책임을 져야 했을 청와대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이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감춰진 그 7시간에 대해 끝내 함구한 채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하고, 심지어 '노란색조차 싫어했다' 던…
시민의 아픔과는 다른 시간과 공간 안에서 국가와 국민을 이야기했던 사람들.
2014년 4월 16일. 그날부터 시작된 나비의 날개짓은 너무나도 커다랗고 선명해서 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짐작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총 234표. 탄핵안은 가결됐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것이 압도적인 결과라 해도 우리의 자괴감을 치유해줄 수는 없습니다.
길고 긴 겨울은 이제 시작됐고, 또 다시 봄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은 남아있습니다.
인양해야 할 그 모든 진실들. 바로잡아야 할 그 모든 비정상들.
몸과 마음을 다치고 세상을 떠난 그 사람 김관홍 민간잠수사가 남긴 그 말을 이 시간에 다시 꺼내봅니다.
"뒷일을 부탁합니다"
아직 그 뒷일은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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