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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촛불집회 참가,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날선 저격과 현 사태를 예언한 듯한 발언이 화제가 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하라는 요구까지 분출하고 있다.
지난 12일 100만 촛불이 서울 도심에 타올라 박 대통령 하야를 외쳤지만 청와대가 요지부동인 가운데 이 전 대표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에 네티즌들의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측근 비리시 사퇴 약속하라" 이정희 어록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 저격수를 자청했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저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저는 박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겁니다"라고 한 말이 아직도 회자된다.
이 전 대표는 당시 토론에서 권력형 비리 근절을 주제로 놓고 "당선 뒤 측근, 친인척 비리가 드러나면 그에 대한 책임지고 즉각 대통령직 사퇴를 약속하겠나"라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자 "일어나는 비리에 대해서 '내가 사퇴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것, 이게 바로 역사에 대한 대답입니다. 약속하시겠습니까? 제가 대답을 못받았습니다"라고 재차 채근했다.
박 대통령이 분노한 민심의 하야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지난 4일 2차 대국민담화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시간끌기에 나선 상황이라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이 전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을 향해 "구시대 제왕적 리더십의 전형이다. 유신독재의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에 가면 여성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 된다. 여성대통령은 필요하지만 여왕은 필요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원에 대한 세금을 냈는지 따져물으며 국가에 즉각 환원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외교의 기본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아실 것이다. 한국이름은 박정희, 뿌리는 속일 수 없다"고 부친이 창씨개명 했던 이름을 거론한 것도 화제가 됐었다.
◇'이정희 특검'은 특검법상 불가능…적절한 시기 등판할 듯 지금은 '어록'이 됐지만 당시 이 전 대표의 발언은 다소 과격하게 받아들여졌다. 야권 지지층으로부턴 속시원한 돌직구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박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게다가 이 전 대표 특유의 또박또박한 말투와 매끈한 말솜씨에 흠씬 두드려맞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오히려 동정표를 불러모았다는 관전평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당시 박 대통령을 몰아붙이며 공격했던 요소들이 집권 후 사실로 드러났고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 지지층마저 돌아서면서 이 전 대표 등판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6일 뉴스1과 통화에서 "말씀 드리기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세간의 특검임명 요구, 향후 촛불집회 참가 계획 등에 "말씀을 드리기가 그렇다"고만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에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에 최순실 사태를 기점으로 이 전 대표가 활동공간을 넓히며 적절한 시기에 등판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으로 평가받는 민중연합당이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3차 촛불집회 때 밤샘대치가 이어졌던 내자동 교차로에선 민중연합당 깃발이 나부꼈었다.
한편 여야가 합의한 특검은 15년 이상 판·검사 경력을 요구하고, 당적을 가졌던 이는 배제하고 있어 이 전 대표가 등용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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