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116221558828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암 것도 안 남고 다 타버렸소…"
설 대목을 앞둔 점포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고 상인들의 마음은 재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시장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식구들의 뺨이 푸석해지고 고기 좀 먹어야 할 것 같은 시기가 오면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시장에 가셨다.
엄마는 생선가게에 들렀다. 언제나 양팔에 토시를 하고 고무장화를 신고 있는 아저씨는 얼음이 서걱서걱한 동태부터 내밀었다.
그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삶과 추억을 오롯이 품고 있는 곳. 오가는 이들의 마음이 전해지고 입과 입이 뒤섞여 출렁이는 곳.
그래서 민심을 훔쳐볼 수도 있고, 잘만하면 민심을 훔칠 수도 있는 곳?
그래서일까요? 시장은 이제 또다시 붐비게 될 것입니다.
이미 한 달 전 대통령은 불에 타 재가 되어버린 그곳을 10분동안 방문했습니다.
하긴, 특정 시기만 되면 시장통 김 나는 어묵을 입에 물고. 봉지에 담은 콩나물 천원어치를 받아들던 어색한 정치인들의 손과 표정들.
그 모습이 외신기자들의 눈에는 참으로 어색했겠지요.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만 시장에 가는 정치권. 그들은 유권자를 유아 다루듯 한다"
사실 관용차로 출퇴근을 하고 고급식당이 일상화되어 있을 그들이 버스요금을 알고. 재래시장을 다닌다는 것은 누가 봐도 보여주기인데…
그래도 그것이 먹히니까 그러는 것인지, 누군가는 오랜만에 돌아와서도 처음으로 택한 방법이 바로 그 보여주기였습니다.
그러나 익숙지도 않은 무언가를 어떻게든 해보려 애쓰다 오히려 구설에 오르고… 버스비를 암기하고. 기차표를 끊는 방법을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사이, 그들이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암 것도 안 남고 다 타버렸소."
다 타버리고 잿더미가 되어버린 여수 수산시장. 애통한 상인들의 마음처럼. 정치로 인해 상처 입은 시민의 마음을 보듬는 것.
그것은 하루 이틀의 벼락치기 공부로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지요.
뜨끈한 온기와 추억과 삶이 비벼지는 곳. 서민의 땀내 가득한 그곳, 시장에 정치인들만은 붐비지 않았으면. 아니면 평소에도 잘 들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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