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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5분 전 통보..내용도 형식도 이상했던 박근혜대통령 `기습 간담회`

류. 2017. 1. 3. 14:29
15분 전 통보..내용도 형식도 이상했던 `기습 간담회`
http://v.media.daum.net/v/20170102224723636

출처 :  [미디어다음] 정치일반 
글쓴이 : JTBC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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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일)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이처럼 여러가지로 논란거리인데요, 기습적으로 열면서 일방적으로 전달한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윤설영 기자와 함께, 어제 당시 상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 기자, 어제 간담회는 전혀 예고된 게 아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자고 해서 춘추관으로 왔는데요. 그 오찬이 진행 중이던 1시쯤에 배성례 홍보수석이 "대통령이 기자들을 만나 새해 덕담과 궁금한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한다"면서 "15분 뒤에 간담회 장소로 가자"고 발표를 했습니다.

[앵커]

불과 15분 전에 갑자기 통보됐다는 얘기인데, 그래서 1시 반부터 간담회가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취재수단이랄 수 있는 노트북 기록, 음성 녹음 이런 게 전부 안 된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예. 청와대 측이 먼저 "노트북으로 발언을 받아치느라 대통령 발언을 제대로 못 들을 수 있으니 녹취를 해서 내용을 제공하겠다"고 했고요, 게다가 "영상도 우리가 찍어서 제공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한 겁니다. 이걸 기자들이 받아들인 것이고요.

[앵커]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보통 대통령 기자간담회는 형식이나 시간, 장소 등을 기자단과 상의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어제는 간담회 15분 전에 갑자기 통보받았기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도 세부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때라도 문제제기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인데요.

저를 포함해서 기자단들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입장을 낸다고 하니 일단은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형식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청와대가 깜짝 공지를 해서 이런 환경을 조성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식의 간담회를 성공한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대개 기자단에는 간사라는 직책이 있잖아요. 어느 한 회사의 기자가 연락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제는 청와대 기자단의 간사가 이런식으로 하겠다, 노트북도 안가져가고 녹음도 안하는 걸로 통보하는 상황이었다면서요?

[기자]

기자들이 식사를 하는 자리였고요. 기자간담회에 대해서 통보를 받고 각 사 기자들이 회사 안으로 보고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고 기자들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녹음도 하지말자는 걸 그냥 수용했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데요.

[기자]

기자회견이었지만 영상을 보면 간담회를 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합니다. 그럼으로써 피의자 신분의 직무 정지중인 대통령이 기자회견까지 열었다는 비판도 자연스럽게 피해가는 효과도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녹음하지 말라는 건 왜 받아들였습니까?

[기자]

녹음을 하지는 말자, 라고 이야기는 했는데요. 일단은 영상으로 촬영이 되고, 수기로 메모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첩에 메모하고 나중에 영상으로 확인해도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은 제대로 진행된 건가요?

[기자]

일단 박 대통령이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소회를 먼저 밝혔는데요.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세월호 7시간 논란과 관련해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왜곡" "허위" 등의 강한 표현을 쏟아냈는데요.

이후로도 공모나 직권남용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일방적으로 반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 "전해지는 말이 그렇다"는 식으로 말하고, 차은택씨의 인사개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자리가 기자회견은 아니다"면서 답변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전에 현 정부 들어서서는 대통령 기자회견 때마다 이른바 시나리오 논란이 있었습니다. 다른 정부에서도 그런 예가 있기는 있었습니다마는, 질문이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니죠?

[기자]

질문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연설문 유출이나 최씨의 이권개입 같은 질문들은 왜 나오지 않았죠?

[기자]

질문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는데요, 나왔던 질문들이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대통령이 한번 답변을 시작하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꽤 긴 시간을 쓰며 긴 문장을 사용했었는데요. 때문에 중간에 질문을 끊고 추가 질문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또 30~40분쯤 지났을 때 어느정도 대통령이 하고싶은 말을 다 했다고 판단이 들었을 때쯤에는 '이 정도 하자"며 자리를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기자들이 다른 질문을 추가로 던졌는데 더이상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앵커]

기본적으로 사전에 15분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라 하더라도 이런 간담회가 있으면, 불과 그게 한 15분 전에 통보가 되면 여러가지로 상황이 바쁘게 되고, 여러가지 질문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겠죠. 그래서 결국은 짧은 시간동안에 통보만 있었고 곧바로 급작스럽게, 게다가 기록을 위한 어떠한 장치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자들로선 상당히 불리했던 것은 이해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간담회를 열수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담회가 이뤄진다면 기자들로선 참석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